초등학교 입학은 인생의 첫 번째로 큰 사회생활의 시작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도 당사자도 모두 긴장하게 되면서 잘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준비를 하게 된다. 발달장애를 가진 가정에서 초등학교를 보내 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보자.
입학하고 특수교육대상자는 학교의 도움반 선생님과 담임선생님과 함께 상담을 한다. 아이의 장애 정도와 자조능력의 정도, 학습 능력 등 학교에서 교육하고 생활할 때 필요한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눈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학교와 선생님들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높아졌다.
-화장실은 혼자 갈 수 있는지
-이동 할 때(교실 간 이동, 급식실 이동, 체육관 이동 등) 혼자서 가능한지
-식사는 혼자 할 수 있는지
-글자와 수는 알고 있는지
-앉아 있을 수 있는지
-반 친구들에게 아이의 장애를 이야기 해도 되는지
할 수 없을 경우에는 지도사 선생님과 공익 선생님이 도와주신다고 이야기했고,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아이를 다그쳐 무리해서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를 믿는 것과 어려움이 있으면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걱정이 많았던 나에게는 선생님들의 말들이 큰 힘이 될 수 있었다.
*엄마가 아이에 대한 정보가 구체적이면 좋다. 유튜브를 통해 초등학교 생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가정에서 학교놀이처럼 10분정도 놀면서 아이를 파악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학교 가기 전에 기억하자! 지금 11월이니 지금부터라도 시작해도 늦지 않다. 학습적인 부분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학교 '생활'을 조금은 수월하게 혹은 즐겁게 시작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인사하기 (학교에서뿐 아니라 동네와 학교 근처 사람들에게)
인사는 우리 아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 아이도 부끄럽다는 이유로 인사를 잘하지 않는다. 이걸로 나랑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가끔 혼도 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하지 않더라도 나는 꼭 한다. 특히 학교 관리 아저씨들에게, 학교 앞에 선생님으로 뵈는 어른들, 횡단보도 건너는 것을 도와주시는 어르신들, 동네 문방구 주인분, 동네 마트나 옆집 아저씨 등 아이가 다니는 동선 안에서는 꼭 인사를 한다. 예의 바른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인사를 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그 이웃들에게 우리 아이들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이다. 혹시 도움이 필요할 때, 모르는 아이보다는 얼굴을 아는 애가 더 눈이 갈 것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서 "00 학교 다니는 아이잖아? 아침에 엄마랑 인사하던 아이잖아" 하면서 더 기억하기 쉽고, 도움을 줄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나의 기대감이 더 크다.
또한 학교 내에서는 아이가 하는지는 알 수는 없지만 만나는 선생님들과도 꼭 인사를 하라고 한다. 어른에 대한 공경의 표현이며 예의라는 것도 말하지만 인사를 해야 아현이가 선생님에게 기억될 수 있고 그래야 아현이가 학교에서 지낼 때 더 즐거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화장실 표현하기
화장실 대소변처리가 가능하거나 혹은 가능하지 않거나 이것보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에게 화장실을 가야 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집에서는 익숙하니 자기 혼자 다녀오기도 하고, 가족들이 아이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어서 쉽게 대처가 가능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공간에서 화장실을 가겠다는 표현을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집에서 아이에게 꼭 가고 싶을 때는 언제라도 선생님께 이야기 해도 괜찮다고 가르쳤다. 선생님은 그 말을 분명히 들어주실 것이고, 그 상황에 도움을 주신다는 확실한 믿음을 줬다. 말로 못하겠다면 행동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사실 선생님이 우리 아이만 쳐다보고 있을 수 없다. 그래서 꼭 선생님이 너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선생님 소매를 잡거나 옷자락을 잡아서 너의 이야기를 듣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 정도로 표현하고 어필한다면 사실문제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이야기했던 부분이다.
지금은 말로 하진 않지만 선생님 책상 앞으로 와서 바지 앞섬을 잡는다고 한다. (이제는 말로 했으면 하는 엄마의 욕심)
*남자아이들 화장실에서 소변볼 때 바지를 엉덩이 아래까지 내리지 않고 앞 부분만 내려서 소변보는 연습도 함께 하면 좋다. 그건 당연한 거 아니냐 하겠지만 우리 아이에게는 바지 앞 부분만 내리는 것이 쉽지 않았었다. 아빠에게 천천히 배우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으며 (바지 앞부분이 다 젖는 등) 익힐 수 있었던 부분이다. 또래 아이들에게 당연한 행동들이 우리 아이에게는 훈련이 필요한 일이 되는 경우가 있다.
모든 부모가 그럴 것이다. 첫 사회생활일텐아이가 잘 적응할지, 선생님은 좋은 분이실지, 친구들과는 잘 놀지, 학습은 잘 따라갈지 고민거리를 말하라고 하면 끝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부모가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본인 오롯이 혼자 겪어내야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기도 전에 엄마나 가족들의 걱정 어린 표현이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겪기도 전에 무섭지 않을까?
나는 학교 생활에서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거나 선생님께 부당한 대우를 당하거나 하여튼 적응이 힘들다면 학교를 포기하고 홈스쿨링을 하겠다라는 결심을 하고 학교를 보냈다. 믿을 수 없었다.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아직까지는 우리 아이는 학교 생활이 즐겁다고 한다. 친구는 당연히 없다. 혼자 논다.
그래도 학교는 재미있다고 한다. 도움반에서 하는 활동도 재미있고, 점심도 맛있다고 한다. 단지 공부가 조금 힘들어서 가기 싫다고는 하지만 그건 우리 아이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도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웃으면서 넘긴다.
학년이 올라 갈 수록 더 힘들어진다고 한다. 더 고민도 되지만 지금 즐겁다면 그걸로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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